주한미군 영구주둔 음모를 분쇄해야 한다.
미국은 7400 여 만평의 미군기지 가운데 4000만평을 반환하고 대신에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75만평을 공여할 것을 요구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 협상을 한국
정부와 벌이고 있다고 국방부가 지난 18일 발표했다. 시한은 2011 년으로 잡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다. 이 나라의
자주권을 마음대로 짓밟을 수 있다는 발상이 숨어있다. 우리나라에 미군을 영구히
주둔시키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땅의 국민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국민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까지는 한국의 자주권을 마음대로 짓밟았지만 앞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지난 50여 년 동안 미국은 한미방위조약이라는 불평등조약을 무기로 대도시의
노른자위 땅을 포함한 대규모의 기지에 지상군을 주둔시킨 것은 물론 한국의 영해,
영공을 무제한으로 사용해왔다.
미국은 반미투쟁이 거세지니까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평시작전권은 반환했지만
여전히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권을 갖고 있다. 미국이 가상적국으로 상정하는
북한이나 중국과 전쟁을 벌이게 되면 한국군은 자동으로 개입해야 할 뿐만 아니라
미국에 의해 동원되어 원하지 않는 전쟁을 하게 되어 있다. 미국이 한 나라에 대한
지배권을 이처럼 공고하게 확보한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구입하려고 하는 수십 조원의 무기도 호환성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것, 그것도 기종이 낡은 것을 쓰라고 강요하고 있다. 자신의 무기를 쓴다고
해서 기술이전을 해주는 것도 아니다.
국방부 일각에서는 러시아제 무기를 구입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국민의 혈세를 물쓰듯 하던 노태우가 빌려준 돈을 무기라는 현물로 받고자 하지만
뜻대로 안되는 것이다. 미국이 "노"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사일 사정거리도 정해주고 있다. 핵개발도 해서는 안된다고 지침을
내려준다. 남북 대화 속도도 조절할 것을 요구한다. 엠디(MD)체제를 받아들이라고
윽박지른다. 한국 정부는 무엇 하나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없다. 미국의 결제를
일일이 받아야한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미국은 우리 민족을 분할 점령해서 분단시킨 장본인이다.
주한미군은 한국전쟁 때 학살 만행을 일삼고 광주학살을 사실상 배후조정하였다.
미군은 윤금이를 살해했으며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금수강산 오염시키고 있다.
5027 계획에서 보듯이 미국은 깡패국가로 낙인찍은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시나리오까지 현실로 옮기려 했다. 한반도에 끊임없이 긴장을 조성해야만 미국의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그런 깡패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이
이땅에 있는한 자주적인 통일은 실현될 수 없다. 한미방위조약을 폐기하고
주한미군은 하루 빨리 내보내야 한다.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한국을 미국의 식민지 또는 신식민지라고 규탄하고
미군철수를 요구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죄명으로 긴긴 옥살이와 수배생활을
해야한다. 한국 정부와 공안기관은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까 노심초사하면서
반미운동의 싹을 자르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에 4000만평을 돌려주겠다고 선심을 쓰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러한
방안은 전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하나는 방대한 규모에 걸쳐 있는 미군기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것이다.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시설을 폐쇄하고자 하는 것이다. 매향리 폭격장과 파주
스토리 사격장, 용산미군기지 등은 포함되지 않은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또 하나는 엄청난 선심을 쓰는 것처럼 연출하여 반미운동의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이미지재고용이다. 한국의 정부와 정치인, 재벌들이 잘 써먹는 일종의
여론몰이용인 셈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전략적 요충지를 공여지로 새로 받고 싶은 것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75만 평은 주로 도시에 있는 미군기지 주변의 땅이다. 국방부는 미국이
반환하겠다고 제시하는 4000만평의 땅을 다팔아도 미국이 요구하는 신공여지
75만평을 매입하는 데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점을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2011년 이후까지 주한미군이 주둔할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해서
반미운동을 억누를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계획 속에는 주한미군 영구주둔 음모가 숨겨져 있다. 동아시아의
패권을 이 보다 더 확실히 확보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패권적
음모는 반드시 분쇄되지 않으면 안된다.
현정권이 오는11월에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합의를
해주면 주한미군은 영구주둔할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친미 사대주의적인 김대중
정권이 정권 연장에 협조를 받는 대가로 미국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김대중 정권은 매국적 협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정부도 재벌도 보수언론도 미국의 대변인 노릇을 잘도 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미국이 없으면 이 나라가 하루도 유지될 수 없는 나라인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을
숭배하는 사상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라 기득권 층은 미국이 없었다면 온갖 특권을 누리면서
떵떵거리고 살 수 없었을 것이다. 해방 직후 미국이 강점하지 않고 우리 민족의
뜻에 따라 나라가 제대로 굴러갔다면 그들은 대부분 민족반역자로 처단이 되었을
것이고 민족정기는 바로 세워졌을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고맙겠는가? 그들에게
있어 미국은 신적인 존재인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김대중 정권이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는 입장에서 미군을
내보내는 방향으로 어떤 결정을 할 가능성은 없다. 김대중씨는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계속 주둔해야한다는
반민족적인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주한미군을 내보내고 민족의 자존을 지키는 건 온전히 이 나라 민중의 몫이다.
민중들이 깨어나고 민중이 바로 서면 미군이 아니라 염라대왕이라도 물리칠 수
있다.
2001. 7. 20
사회민주주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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