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 전국연합 화요정치마당 보고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문턱, 입추다. 아침부터 등줄기를 따라 흘렀던 물줄기는
입추를 무색케 하였고, 며칠 앞으로 다가온 말복의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 여느
해보다 일찍 더위가 찾아왔던 올해는 여느 해 보다 긴 장마의 맛을 보았다. 그리고
여느 해보다도 훨씬 무더운 삼복더위와 싸우고 있다.
그 시간들이었다. 김대중 정권의 비이성적인 민중탄압이 칼날을 세우던 시기
전국연합은 민중생존권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하여
화요정치마당을 개최하였으며, 5월 23일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저지를 위한
수요정치마당 시작된 이후 5월 29일은 남한에서는 최초로 광화문 집회를
성사시켜내며 전국연합 화요정치마당을 정착시켜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꼭 열 번
째를 맞는 화요정치마당은 전국연합의 민중생존권 투쟁을 불러일으키는
도화선이었고, 특히나 정치적 의미에서는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민중의 생존권은 민족의 자주성 쟁취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깊이 새길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대우자동차와 건설운송노조 등의 투쟁이 이곳에
집중되면서 광화문은 정치선전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나갔던 시간들이었다.
오늘, 2001년 유난한 여름과 함께 해온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저지를 위한 10차
전국연합 화요정치 마당은 대우 자동차 노동자들이 GM매각 저지를 위해 미국
내에서 적극 활동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던 브라이언 윌슨 등 미국의
반전평화운동가들이 격려차 방문해 그 의의를 더욱 높였다. 브라이언 윌슨은 연대
발언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미국의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하면서, "미국에 돌아가서도
대우자동차의 GM매각 저지를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밝혀 대우자동차
조합원과 전국연합 회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한 한반도 전체가 2001 민족통일대축전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오늘의 10차 화요정치마당은 통일운동과 민중생존권 투쟁이 모두 민족의
자주문제에 귀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가졌다. 이천재 전국연합
공동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올해 반미투쟁이 통일운동은 물론 민중생존권 투쟁,
모두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반미투쟁이 승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후 더욱 힘찬 투쟁을 주문하였다. 전국연합 화요정치 마당에 늘 함께
해오던 대우자동차 노동자들도 오늘의 이 투쟁의 의의를 공감하고, 현재 많은
어려움들이 산재해 있지만 투쟁의 의지들을 더욱 높여나갔다. 한 노동자의 결의
발언은 그 정도를 충분히 짐작케 했다. 그는 "GM매각이 코앞에 와 있는 지금
공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을 멈출 수 없다"며 막바지 투쟁결의를 다졌다. 그
외침은 대우자동차의 GM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의 상황에서 10차 전국연합
화요정치마당이 말하는 바였다.
열 번 째라는 투쟁의 경험이 말해주는 듯 전국연합 대오와 대우자동차 노동자의
대오의 집회 뒷자리는 매우 정연했다. 그리고 그 정연함은 앞으로의 투쟁 결의가
담아 있어서인지 숙연함마저도 감돌았다. "수고 하셨습니다." 서로에게 나누는
인사는 새롭게 시작하는 11차 화요마당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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