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8일(수) 활동-프랑스 사회단체, 노동자 탄압에 대해 한국대사관에 강력 항의
아침 9시, 프랑스에 온 첫날부터 숙소를 마련해주고 전화사용 등 사무실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해 주는 등 큰 도움을 줬던 SUD 지도부와의 면담을 진행했다.
SUD 지도부는 한국정부의 노동자탄압에 대해 국제적 압력과 여론을 만들고
국제결사대가 국제인터폴이 있는 리옹으로 이동하고 김우중의 별장이 있는 니스로
이동하는데 현재 가장 큰 문제인 자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한국대사관 앞에서 프랑스 사회단체 대표들이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 출발했다. 국제결사대의 활동에 대한 프랑스 언론의 대대적 보도에
압력을 받은 탓인지프랑스 한국대사관은 이례적으로 프랑스 사회단체 대표와
한국의 국제결사대 대장과 공식적으로 면담을 하겠다고 알려왔다.
12시 20분 프랑스 사회단체의 대표단 20여명과 한국의 체포결사대는 한국대사관
앞에 모였다.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집회를 취재를 나온 여러 방송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ATTAC 사무총장은 대사관과의 공식 인터뷰를 마친 후 그
결과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집회를 진행하자고 했다. 대사관에 들어간 ATTAC
따따코프스키 사무총장과 베르벤느, 그리고 국제결사대 유만형 동지는 주복룡
영사에게 한국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노동자를 탄압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고 대우사태의 모든 책임이 있는 김우중을 체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말하며 공식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국제결사대 유만형 단장은 한국정부가 공식적으로 김우중의 소재를 파악하라는
공문을 보내왔냐고 물었다. 주복룡 영사는 지시가 내려왔지만 공문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고 했다. 김우중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활동을 했냐는
질문에 영사는 밝힐 수 없다며 프랑스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만형 단장은 "한국정부도 인터폴에 수사요청을 하겠다고 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대사관도 한국정부처럼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은 게 아니냐"며 구체적인
소재파악 활동에 대해 알려달라고 강력히 요청했으나 대사관측에서는 밝힐 수
없다는 얘기만 계속했다.
한국대사관이 프랑스 여론에 밀려 받아들인 공식적인 면담은 20여분만에 끝나고
우리는 보고대회 형식으로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서 유만형 단장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한 유럽 동지들의 연대와 지원에 깊이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 한국정부의 공권력을 통한 노동자 탄압 실상을 알리고
김우중 체포 활동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연대의 인사를 전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고통받는 한국 노동자들에 대한 특집기사 준비
프랑스에서 가톨릭 사회운동 국제연대(CCFD) 활동을 하고 있는 곽은경 동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멕시코에서 돌아와 한국에서 온 우리들의 활동을 알게 돼
프랑스어 통역 등을 지원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우리의 활동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르몽드 월간지) 부편집장과의 대화를 통역하는
일부터 우리와 함께 했다. 르몽드는 이미 우리 활동에 대해 여러 차례 중요하게
보도했고 디플로마티크는 한국에 대한 특집기사를 내보낼 것이라고 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과정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대우자동차를 포함한
한국 노동자들에 대해 기자 1명을 보내 심층 취재해 여러 면에 걸쳐 특집기사를
보도하겠다는 계획을 알려줬다.
CFDT 금속연맹, 공권력을 동원한 노동자탄압에 강력히 항의하기로
CFDT 금속연맹 막 브레떼이 사무총장은 외국의 노동자들이 유럽을 방문했을 때
이번 한국 노동자들의 방문처럼 유럽 전체에 이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우리와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CFDT는 총연맹 차원에서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하는
것에 대해 한국 정부에 강력한 항의메세지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또 우리와의
간담회 과정에서 즉석에서 1,000프랑의 활동자금을 지원했고 자동차산업의 대표는
소속 노조별로 1,000프랑씩 기금을 모금해서(프랑스어로 제작된 뺏지 판매) 총
3,000프랑을 우리 은행계좌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은 영국과 미국, 일본의 자동차 회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 각 나라가 세계화 과정에서 겪는 고통은 전세계
노동자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적 연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공권력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하기 때문에 프랑스는 물론 유럽과
전세계 노동자들의 연대를 조직해나가야 한다며 함께 싸워나가자고 얘기했다.
CFDT 금속연맹 대표들과의 만남에서 곽은경 동지의 역할은 더욱 컸다. 그동안
우리의 얘기를 영어로 통역해 또 프랑스어로 통역하는 등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왔는데 이미 여러차례 민주노총을 지원해 통역을 맡아주었던 곽은경 동지가
이런 절차를 한꺼번에 해결해 준 일이었다.
밤 늦은 시간, 전철을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곽은경 동지와 함께 밥과 고추장, 된장찌개로 조촐한 저녁식사를 했다.
국제결사대는 계속해서 걸려오는 인터뷰 전화와 우리를 초청하고 싶다는 유럽
각국의 사회단체의 전화를 받으며 점점 더 확대되어 가고 있는 한국 노동자와 유럽
노동자의 연대활동에 뿌듯함을 느끼며 하루 활동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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