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1년 2월 23일(목) 10시30분
▶장소 : 도시계획부 사무실
▶결의문
총파업투쟁의 깃발을 올린 지 이제 47일째! 47일을 우리는 하루같이 투쟁을
전개했다. 유난히도 눈도 많이 내렸고 유난히도 추웠던 올겨울, 우리는 동지애로
똘똘뭉쳐 노조활동완전보장과 임금·단체협약체결을 위해 자기한몸 희생하며
투쟁을 전개했다. 영하 15도, 20도를 오르내리는 11년만에 찾아온 추위에도
굴하지않고 동지애가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를 온몸으로 느끼며 지난 47일을
보냈다. 우리는 이투쟁을 통해 노동자의 힘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착취속에서 살아왔는지를 우리는 뼈저리게 느끼고 배워가고 있다.
어제는 지난 파업 6차실무교섭에서 잠정합의한대로 노조사무실을 제공받았다.
노조설립 7개월, 파업투쟁 46일만에 노동조합의 공간이 확보된 것이다. 그렇게도
주지 않았던 조합사무실을 우리는 투쟁으로 쟁취했다. 그것도 47일간의
파업투쟁끝에 쟁취한 것이다. 사측은 공간제공이라는 명분을 들어 파업을 조기에
마무리하려 하지만 노조사무실제공은 노동조합이 존립하기 위한 최소한의 것이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이번 파업의 가장 큰 과제인 연봉제폐지에
따른 임금협약체결이 남아있다. 또한 단체협약에서도 전임자를 포함한 18개조항이
남아있다. 파업투쟁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노조는 지난 2월 21일 개최된 제9차 본교섭을 똑똑히 기억한다. 16인의 조합원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그날의 교섭에서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가지고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단체협약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지금에
사측은 절대로 연봉제만큼은 바꿀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교섭에 임했었다.
경영권침해니, 임금에 관한 한 지금껏 별 문제가 없었다고 이해못 할 변명으로
일관한다. 연봉제 폐지! 그것은 바로 노조설립의 가장 큰 이유이자 파업투쟁의
가장 큰 싸움이다. 우리는 동양의 이해못할 연봉제의 희생자들이다. 노동자의
동의없이 임금체계를 바꾼 것은 박영노사장의 오래된 독단경영에서 나오는
결과이며, 이제 그 연봉제의 폐단에 대해 노동자가 외치고 연봉제를 바꾸자고
하는데 바꾸지 않는건 썩은 권위에서 나오는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 연봉제를
박살내고 호봉제로의 전환을 통해 합리적인 임금협약을 쟁취하는 건 이제 우리의
목숨을 건 투쟁이다. 박영노사장은 알아야 할 것이다. 교섭에서 연봉제만큼은 절대
안된다라고 하는데 그 근거가 없다. 지금껏 아무런 문제없이 잘해왔다고 하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동양의 노동자는 아무도 없다. 이싸움은 막바지가 아니다. 우리는
이싸움을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더 강도높은 투쟁으로 임할 것이다.
노조설립 8개월째 접어든다. 여름에 시작된 동양노동조합의 역사는 교섭기피에
맞서 인내로 지냈던 지난 가을, 총파업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고 영하 15도의
혹한과 싸워야 했던 겨울, 그리고 이제 새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숱한 세월을
보내면서 우리는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근로기준법 준수에 합의를 했으며 9시간
근로시간을 법정근로시간인 8시간으로 바꾸어냈다. 또한 아무런 개념도 없었던
년월차휴가를 쟁취했으며 노동조합사무실까지 쟁취하는 성과를 남겼다. 이제 남은
것은 단체협약 18개조항, 연봉제폐지에 따른 임금협약쟁취다. 막바지가 아니라는
걸 사측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껏 많은 양보를 통해서 단협의 많은
조항에 합의를 했지만 이제 남은것들은 결코 양보로서 합의를 볼 것들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만이 이제 남았다.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는 우리의 목숨을 걸고 사수하고 쟁취할 것이다.
총파업투쟁 47일째를 하루같이 투쟁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많은 지지를 보내주는
단체와 동지들이 있다. 민주노총 공공연맹, 동종업계 조합과 동지들의 지지방문과
투쟁기금 전달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40일을 넘어가면서 사무실안에 있는
비조합원들로부터도 많은 격려와 지원금이 노조에 전달되고 있다. 일하는 사람들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기위한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서 척박한 동양에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회사를 반드시 건설할 것이다. 이 파업투쟁은 연봉제 박살!
임단협완전쟁취!! 가 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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