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오마이뉴스
대우차 '국민기업' 가능할까?
'파워 코리아' 외친 대우차 국민기업추진대회
박수원 기자 won@ohmynews.com
당신은 대우자동차 해법을 어디에서 찾으시겠습니까. 검찰에서는 김우중 체포를
위해 인터폴을 동원한다고 나섰고, 한편에서 대우차 노조는 김우중 전 회장
체포조를 꾸렸습니다. GM매각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또 한편에서는 GM이
대우차를 헐값에 사기 위해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채권단은 어쨌든 2월 16일까지 정리해고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우차를
중심에 두고 여러 가지 풍경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월 6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는 대우 자동차와 관련된 또 하나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우리 경제살리기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대우자동차 국민기업추진대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단체는 "IMF 이후의 어려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21세기를 준비하는 힘 있는 한국(Power Korea)만들기를 위한
순수 민간 주도의 범국민운동 추진한다"며 활동방향을 설명했습니다.
'파워 코리아'를 위하여
ⓒ 오마이뉴스 노순택
이 단체의 공동위원장은 최각규(전 부총리), 이종훈(중앙대, 경실련 공동대표),
백영훈(재단법인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원장), 이상운(중견기업연합회 수석부회장)
등이 맡고 있으며 이현재 전 국무총리, 박충훈 전 국무총리, 김운용 IOC부위원장을
비롯해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각규 전 부총리는 개회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난국의 책임은 정치지도자의 잘못만 탓할 것이 아닙니다. 또한
기업의 잘못만 성토할 일이 아닙니다. 강성노조만 탓할 일이 아닙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잘못이며 우리 모두가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IMF
난국에서 한 사람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답은 나의 희생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합니다."
대우자동차 국민기업추진위원회는 '힘있는 한국'(power korea)을 만들기 위해서
'신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대우자동차
국민기업추진위원회'는 대우사태의 책임이 기업의 잘못도, 강성노조 탓도 아닌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민기업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우자동차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백영훈 재단법인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원장은 자신이 "박정희 시대에 독일에서 차관을 끌어오는데
일익을 담당했으며 탄광노동자와 간호사들을 수천명씩 보냈다"며 그 당시
경제발전을 다시 한번 이루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결의를 밝히기 위해서 두 손을 높이
쳐들었습니다. 그리고 다 함께 '조국찬가'를 두 번 제창했습니다.
▲ 장엄미가 흐르는 '조국찬가'를 두 번이나 부른 참석자들은 너나 없이 손을
흔들며 감격에 젖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동방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나의 조국, 반만년 역사 위에 찬란하다 우리문화 ..."
'대우자동차 국민기업추진위원회'는 범국민 주식 참여운동을 전개해 우선 1조원을
모으겠다고 합니다. 2월 한달 동안 지역별로 추진대회를 열고 4월초에 대우 자동차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올 하반기에 대우차 경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입니다.
다음은 백영훈(72) 공동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 오마이뉴스 노순택
- GM매각이 어려워지는 상황과 맞물려 현 정치권과 결탁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혀 근거 없는 소문입니다. 우리는 사심 없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 검찰에서 대우 김우중 전 회장을 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김우중 회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우중 전 회장이 구속되는 것과 국민기업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입니다."
- 애초에 노조도 대우차 공기업화를 주장했는데.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공기업화가 아니라 국민기업입니다. 공기업은 국가가
관리하지만 국민기업은 국민이 내는 돈으로 주주를 모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폭스바겐의 예를 생각하면 될 겁니다."
대우차 국민기업추진위원회의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들의 움직임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입니다.
대신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에 있는 한 연구원은 "실사를 통해 대우차의 부채
규모가 20조가 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사업을 추진했는지 묻고 싶다"며,
"몸집을 줄이고 줄여서 매각을 해도 매각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텐데
국민기업이 가능하겠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대우노조 유광준 기획실장도 "대우차 처리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대우차의 국민기업 추진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고 보지 않을 뿐더러,
GM매각 실패에 대비한 정치권과의 사전교감 여부도 전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움직임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정부가 GM에 헐값
매각하는 것을 막고 부채탕감을 통해 대우차 자체의 영업 이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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