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 통제선을 뚫어라 !!!!!
600대오가 8,000경찰을 불렀다.
"이게, 몇 년 만인가 !" 정말 그랬다. 대우자동차에 공권력이 투입되고 20일
집회에서는 꽉 찬 분노의 함성과 함께 화염병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수 킬로
미터를 공격하면서 쫓기는 경찰을 밀어냈고 결국 닭장차까지 불탔다.
그 이전 18일부터 600명의 대오가 공장에 모였고 밤에는 이보다 줄었다. 하지만
경찰의 봉쇄와 함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투쟁대오는 강력한 규율과 질서로 막
단련되고 있었다. 그리고 19일 정문에서는 농성대오가 대대로 편재되어
정문돌파투쟁을 전개하고 밖에서는 금속지역대오와 민주노총, 공투본 대오가
투쟁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갑작스런 저녁시사 시간의 경찰 투입, 과연 왜 기껏 400이 안되는 대오를
진압하기 위하여 4,000명이 넘는 진압부대와 부평에 8,000이나 되는 경찰병력이
한꺼번에 깔린 것일까?
대우자동차에 그어진 김대중 통제선 !
' 꺼지지 않는 대우자동차 불길 ' ... 보수언론의 대표인 조선일보의
보도제목이다. 그렇다. 대우차 투쟁은 결코 꺼지지 않았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사라졌다고 자랑하는 정부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화염병이 등장하여 24일까지
꺼지지 않고 지금도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정작 언론의 보도는 매우 냉랭하다.
정부로부터 사태해결을 위한 어떤 접촉도 시도되지 않고 있다. 철저한 언론 통제가
이뤄지면서 대우차 문제를 최대한 감추면서 간다는 것이 정부의 확실한 기조다.
왜인가? 김대중 정부로서는 여기서 뚫리면 바로 내리막길이다. 당장 다가오는
공공 등 구조조정을 마무리하여야 하는데 대우차에서 저항이 부각된다면 허사다.
가뜩이나 정권 말기로 치단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서 뚫리면 김대중 정부는 정권
재창출은 물론 끝장이 난다.
그래서 철저히 '조기진압' 작전을 펼쳐 파장을 줄이려 한다. 그리고 대우차에서의
저항을 숨기려 언론통제에 혈안이 되어 있다.
'언론 세무조사'의 칼날은 작동되고 있는가!
언론은 짱보고 있다. 정부의 세무조사 칼날 앞에서 한편으로는 언론탄압이라고
반발하면서 적절히 야당을 활용하면서 버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대우차
사태를 크게 보도할 만한데 보도를 스스로 자제하면서 세무조사의 칼날이
무뎌지기를 눈치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대우차 투쟁이 꺼지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된다면 더 이상 언론은
소극적 보도 태도를 유지 할 수 없다. 아니 유지할 필요가 없다. 왜 인가! 오히려
대우차 사태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정부가 거꾸로 보도를 자제하도록 요구할
때에 세무조사를 완화시키는 조건으로 역협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건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전적으로 전체 노동계의 투쟁 정도에 달려 있다.
"꺼지지 않는 불길"에서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불길"로
이제 우리의 고민은 '꺼지지 않는 불길' 이라는 보도제목을 '전국으로 확산되는
불길'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김대중 정부의 통제선을 뚫는 정면돌파의 길이다.
이것은 단순히 대우차 정리해고자를 살리기 위한 투쟁이 결코 아니다. 공공이나
사무금융이나 다가오는 구조조정을 돌파하기 위한 전선은 이제 개별적인 투쟁으로
될 일이 아니다. 대우차에서 무너지면 방파제 없이 파도와 맞서야 한다. 따라서
바로 지금 방파제를 대우차에 쌓아야 한다.
정리해고 총파업과 IMF구제금융 이후 밀리고 밀렸던 우리들의 분노를 모아
여기에서 역공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그간의 노동운동의 퇴각을 벗어나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미 대우차를 둘러싼 저항은 만만치 않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그러나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만약 여기에서 투쟁을 확산한다면 김영삼이 노동법개정
투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던 것 처럼 우리는 김대중 정부의 내리막 길을 분명히
보여 줄 수 있다.
또 다시 걸리는 문제 '내부 동력'
투쟁은 이미 대우자동차의 수준을 넘어서 전국적 투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전국적인 투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누군가는 고비가 이미 24일
노동자대회로 넘어섰다고 한다. 또 누구는 28일 금속파업과 3/1 시국선언대회를
깃점으로 끝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이러한 예측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28일 금속 총파업이 최소한 기아나 현대차에서 파업이
진행된다면 그 효과는 상상을 불허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시 말한다. "아니 당사자들인 대우차 창원과 군산 지부도 파업을
제대로 못하는데 우리가 무슨 파업이냐"고 .... 그리고 "1700여명의 정리해고자 중
겨우 6-700이 모이는데 우리가 뭘 하냐"는 얘기를 한다. 맞다.
그러나 과연 사태를 이러한 수준에서 볼 것인가? 아니다. 지금 대우차를 둘러싼
투쟁은 대우차 정리해고 문제가 어찌 되는가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전체
노동운동이 이대로 끝없는 후퇴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일어설 것인가가 달려
있는 문제이다. 전국의 동지들에게 호소한다. 호소.....호소... 거듭 호소한다.
대우차 내부동력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이해하나 이것만으로 모든 판단을 할
상황이 아님을 직시하고 비상한 각오로 그간의 후퇴를 쓸어버리는 역공을
가하자!!!
투쟁의 이중성
또 한가지. 대우차 정리해고를 둘러싼 투쟁을 바라보는데는 반드시 한가지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 투쟁이 정권에게나 전체 노동운동에게나 매우 중요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차 주체동력은 크지 않다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대우차 투쟁동력이 취약한 것은 첫째,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이 최근 현대차나
기아차와는 달리 극심한 투쟁을 통해 성장해 오기보다는 김우중식 타협적
노무관리속에 안주했기에 막상 최악의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
둘째, 대마불사의 신화가 깨지면서 기업 자체가 망한 상황에서 지불능력이 빵빵한
조건에만 익숙한 조합원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을 던져 주었으며 또한 휴업과 부도
등이 반복되고 임금체불 등 최악의 협박에 시달려 온 점. 셋째로는 그간 98년 이후
투쟁속에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의 모범이 없는 상황에서 노동운동의
후퇴기류를 반영하고 있다는 등 여러 가지로 분석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우차
투쟁동력이 낮은 점은 열린 마음으로 읽어 내지 않으면 '정리해고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는 조합원의 고충'을 이해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조건에서 작은 대오는 비로소 전열을 갖추고 급기야
공권력을 불러 왔고 그에 맞서 곧바로 전국적 전선이 만들어 화염병 시위와
닭장차가 불타는 공격을 감행 할 수 있었다.
물론 공권력 침탈과 함께 약한 대우차 투쟁 동력은 더 많이 훼손되어 투쟁은
전국적 사안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대우차 조직력은 더 약화되는 모순적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돌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
출렁이는 파도처럼 전선을 이끌자!
8,000명의 경찰을 불러들인 대우차 600대오는 솔직히 공권력 침탈로 위험에
처해졌다. 지도부는 산곡동 성당에서 고립되어 조합원과 전면적인 결합이 어려운
상태고 근거지를 잃은 조합원들은 강도 높은 투쟁공간에서 모이기에는 아직 그만큼
성장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전국적 전선이 적어도 28일 금속파업과 3/1 시국선언대회까지 강력히
전개된다면 이러한 전국전선의 엄호 속에서 대우차 노조는 조직력을 회복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현재 노조는 성당에 조합원 집회를 잡고 26일 200여명의 조합원이 지도부와
결합한 집회를 진행하였다. 또한 부서별로 조직체계를 복원해 나가고 있다.
한 번의 파도가 대우차 농성대오에 의해 19일 공권력 침탈로, 그리고 다음의
파도가 20일 시위와 24일 시위 등 전국적 투쟁으로, 또 다음의 파도가 28일 금속
파업으로 제대로 이어진다면 그 다음 차례를 조직력을 복원해 가는 대우차 노조가
다시 중심이 되어 전국전선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될 것이다.
남은 것은 공장탈환 !
소설이 아닌 현실로서 파도처럼 투쟁이 이어 진다면, 남는 것은 대우차
노동조합이 대오를 정비하고 공장탈환에 나서는 것이다. 그 시점은 공장이 재
가동되는 시점이나 혹은 그 전후가 될 것이다.
이러한 공장 탈환은 그야말로 공권력에 의해 농성대오가 진압되었던 것을 역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공권력과 똑같이 공장 진입작전을 벌일 수 없다.
오직 가능한 것은 전국의 동지들이 각 지역에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함으로서
전선을 확장해주고 이를 틈타 대우차 노동조합이 분산된 경찰력을 뚫고 공장
진입에 성공하는 것이다.
사측이나 정부도 이러한 점에 대비하여 공장을 계속 봉쇄할 것이며 3/7로 예정된
공장 가동 시점을 늦출 수 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가동 시점을 늦춘다면 그
자체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국면을 이끌어 내는 것이 될 것이다.
다시한번 호소하며....
금속 동지들, 그리고 특히 완성차 동지들에게 호소한다. 전국전선을 반드시
열어달라고... 파업을 어떻게든 만들어 달라고... 이것은 대우차의 문제가
아니라고...
민주노총과 각 연맹의 지도부에게도 호소한다. 여기서 무너지지 말자. 민주노총을
제대로 세워내고 구조조정의 파도를 차단하는 방파제를 세우는 것은 바로 현재의
시점임을 잊지 말자고 ... 무릎을 꿇고 호소.. 다시 한번 호소한다....
이 투쟁 앞에 이미 지난 민주노총 선거에서 1,2,3번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전국의
모든 동지들에게 다시 한번 호소한다. 신문에 반드시 '꺼지지 않는 대우차
불길'이라는 보도제목 대신에 '전국으로 확산되는 대우차 불길'로 만든다면
그간의 후퇴와 혼란을 넘어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거듭 거듭 호소한다.(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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