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열린마당에서 퍼왔습니다..
불꽃이 날아든 부평계산동 -28일 투쟁현장
오후 4시 인천부평의 계산동 지하철역, 하나둘씩 얼굴들이 나타나고 금새 대오가
모였다. 멀리 서울에서도 내려온 조합원들이 보이고 깃발이 하나씩 올랐다.
대우자동차노조의 깃발과 학생들의 깃발은 물론 제 단체에서 온 듯한 동지들이
500며명으로 늘었다. 선두에서 지휘자가 나서 대오를 모으고 거리로 나섰다.
차들을 막아선 대오는 전 차선을 차지하고 "정리해고반대" "김대중정권퇴진"
구호를 외친다. 경찰은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 교통경찰차가 급하게 달려오고
대오반대편에서 다가오는 차들을 되돌리고 있다. 대오는 계속구호와 함께 노래와
함성을 지르고 있다. 경찰은 아직 도착하지 않는다. 대오는 경찰없는 거리의
긴장감이 구호와 함께 흐르고 있다.
주변 시민들은 거리에서 대오를 보면 한두 마디씩 한다. "대우자동차 사람들
인가봐! 아이구 이게 무슨 고생인가" "부평역하고 대우차 앞에 경찰이 확
깔렸드만, 아마 거기서 못하게 하니까 여기까지 왔나봐" 불평하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대오 먼 앞쪽에 닭장차 한 대가 도착한다. 저게 뭔가? 무궁화꽂 4개를 단 사람들이
무전기를 들고 내린다. 곧이어 꽤 큰 무궁화 견장을 단 경찰간부가 내리고
부랴부랴 도착한 닭장차가 뒤 끝을 가름하기 어려울 정도로 줄지어 달려 오고
있다. 내리자 마자 경찰들은 대오를 갖추자 마자 시위대 쪽을 향해 달린다.
AP통신의 마크가 달린 카메라를 든 기자가 황급히 뛰어 내리고 뒤이어 가자들이
바쁘게 투쟁대오쪽으로 뛴다. 이미 대오 앞쪽에는 종이박스에 불이 붙어 충돌
직전임을 알리고 있다.
"뛰어 임마" 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뒤덮는다. 머리위에선 경찰 헬리콥터가 도심을
흔들면서 요란하게 투쟁대오 쪽으로 날아오고 있다.
휙 ... 퍽... 경찰들이 밀어붙이자 대오 앞에서 화염병이 날라든다. 휙.. 휙..
경찰은 엄청난 숫자가 대오를 이뤄 시위대쪽을 향해 밀어 붙이고 있다. '큰일이다'
바로 밀어 붙이면 대오 앞쪽이 위험에 처하게 될 위험한 상황이다. 그러나 경찰은
전진을 주저한다. 대치선에 바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아 오르고 있다.
위에는 헬기가 요란하게 떠서 시위대오 위를 선회하고 밑에서 수많은 경찰이 뛰고
시민들은 걱정스럽게 보고 있는 이 상황은 발효만 되지 않은 사실상의 계엄이고
사실상의 전쟁이다.
우리 대오가 밀리고 있다. 그러나 깃발은 여전히 솟아 있고 대오는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헬기는 해산을 강요하고 다시 경찰이 밀어 붙이고 있다. 대오는 골목을
향해 들어 갔다. 경찰이 뒤따르고 대오 앞쪽에서 와! 하는 함성과 함께 꽃이
날아간다. 대치선은 대로 옆의 작은 도로로 옮겨졌다.
어디서 온걸까? 50명이 넘어 보이는 아주머니들과 여성 조합원들이 대로 옆
식당앞에서 경찰을 바로 앞에 두고 힘차게 구호를 외친다.
"폭력경찰 물러가라"
그 바로 앞에 머리가 희끗한 경찰 간부가 커다란 무궁화 두 개 견장을 하고
지나가고 있다.
산곡동 성당에 모인 간부들이 현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하여 전화를 해오고 상황을
설명하는 목소리가 걱정스레 보고 있는 시민들 속에서 들려 온다.
전국에서 파업과 시위를 벌이는 동지들은 잘하고 있을까 !
오늘도 투쟁은 흐르고 있다. 멈춤 없이 또 밤 집회를 향해 부평도심 속에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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