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시작된 투쟁
어둑어둑한 새벽녘부터 산곡 성당으로 모인 조합원들과 가족들은 아침 7시부터
간단한 점검과 출근투쟁 방침을 확인하고 노동조합으로 가기 위해 농성장을
나섰습니다. 어제 출근투쟁을 한 얼굴들이 많이 있는 듯 200여명의 동지들은 앞선
변호사와 함께 대우자동차 남문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인도를 걷고 횡단보도를 건너 남문을 향한 일직선 도로에 들어서는 순간 경찰들은
벌써부터 차량 통제를 하였고 앞에는 새까만 전경들이 진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터라 조합원 자격은 유효하고 따라서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은 법적으로도 정당하다는 변호사의 친절한 설명과 조합원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전경들은 막무가내로 버티고 섰고, 밥풀떼기 4개와 무궁화 2개를 어깨에
단 현장책임자들은 앞세운 방패들 뒤 멀찌감치 떨어져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1074와 1012 소속 전경들이 마중 나왔습니다.
계속되는 변호사의 친절한 설명이 끝나고 모두는 방패산을 넘기 위해 뒤로 밀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 밀어내고 밀려오고 반복하고 조합원들을 방패로 찍어
누르려는 전경들 앞에는 가족들이 버티고 서서 막고, 가족들은 조합원들이
지키면서 전경들과 몇 차례 부딪쳤습니다.
조합원들과 가족들은 전경들의 방패아래 끝 플라스틱 테두리들이 깨져나간 것을
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기 맞았을꼬 걱정하며 그 전경들에게 다음 번 나오기
전에 꼭 방패를 수리하고 나올 것을 일일이 지적했고, 인도에 서 있는 조합원들과
가족들은 도로에 늘어선 전경들을 보며 "당신들은 지금 불법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해산하지 않으면
강제로 해산하여 연행하겠습니다"라고 입 방송을 했습니다. '머나먼 출근길'일
뿐만 아니라 '머나먼 노조출입길'이 된 대우자동차 1751명의 출근투쟁이었습니다.
-과천으로의 연대투쟁을 향해...
오늘 아침 힘찬 출근투쟁을 마친 대우자동차 조합원들과 공투본 동지들은 곧이어
10시에 또다시 연대투쟁을 벌이기 위해 전세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총10대의
버스에 나누어 탄 380여명의 동지들은 120여명 정도의 RV사업장 동지들과 함께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리는 "신자유주의 분쇄, 김대중정권 퇴진 결의 대회"에
참여하였습니다.
11시부터 시작된 결의대회는
한통계약직노조·보건의료노조·사회보험노조·생명보험사·전국새마을금고노조·건설운수노조·멀티노조·공공연맹·대우자동차노조등
전국의 현장에서 현재 힘찬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투쟁사업장 동지들 2500여명이
공권력의 살벌한 위협속에도 정리해고분쇄, 비정규직 철폐와 신자유주의 분쇄,
그리고 김대중 정권 퇴진을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2시간
반정도 진행된 집회는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롭게 끝을 맺었습니다.
-계속되는 동지들의 분당에서의 투쟁
그러나 오늘 노동자들의 투쟁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대우자동차 조합원을
비롯한 1000여명의 동지들은 또다시 분당으로, 투쟁의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동지들은 분당 한국통신 본사 앞에서 3시경 개최된 집회를 통해 투쟁의 결의를
다지고 한국통신 본사 진입투쟁을 개시하였습니다. 이미 1시경 사측에 의해 고용된
청원경찰 30여명이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통계약직노조의 농성 천막을 기습해
준비해둔 계란등을 파괴하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러 농성천막을 지키고 있던
동지들이 다수 부상을 당하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후였습니다.
동지들의 분노는 지하 주차장과 본사로 진입하기 위한 계단에서 경찰과의 충돌로
더욱 거세어져 갔습니다. 앞에선 1000여명의 병력이 본사 진입로를 막고 뒤에서는
3000여명의 병력이 동지들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공권력의 광기는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곧 페인트탄과 투석전이 전개되었고 계단위쪽에 자리잡고 있는
전경들이 던진 돌에 많은 동지들이 머리가 깨지고 이마가 찢어지는 등 부상자가
속출하였습니다. 전경들은 대오를 밀어내기 위해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며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였습니다. 한 동지는 전경의 방패에 찍혀 의식을 잃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수십명의 동지들이 부상을 당하여 119구급차까지 동원하여 실어 나르는
한편 대오는 곧이어 한국통신 본사 앞 대로를 점거하고 마무리 집회를 가졌습니다.
7시경 산곡동 성당으로 돌아온 대우자동차동지들은 오늘 하루의 투쟁을 정리하고
내일 또다시 전개될 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약식 집회를 가졌습니다.
대우자동차 투쟁 현장에서 보여준 한통계약직 동지들의 뜨거운 연대투쟁의 의지를
오늘 한통계약직 노조 투쟁의 현장에서 대우자동차 동지들이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노동자의 강고한 연대투쟁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실히 실감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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