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공장으로...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공장을 향한 대우자동차 동지들의 머나먼 출근 투쟁이
있었습니다. 약 100여명의 동지들이 버스를 타고 대우자동차 남문 근처에 하차하자
기겁을 한 전경들이 정신없이 이리저리 공장 안을 뛰어다니며 동지들의 출근투쟁을
막기 위해 대오를 정비하며 부산을 떨었습니다.
동지들의 합법적인 노조출입을 막기 위한 적들의 불법시위는 오늘도
계속되었습니다. 우리 동지들은 인도로 진행했건만 어처구니없게도 전경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동지들의 앞길을 막아섰습니다. 우리에게 헬기가 있었다면 우리의
합법적인 투쟁을 불법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저들을 향해 경고방송을 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불법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즉시 해산하십시오. 해산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출근은 저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가로 막혔지만 우리들의 출근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한 문화한마당
오늘 늦은 7시 가정동 대우자동차 임대아파트 3동 앞에서 가족대책위 주관으로
「대우자동차 노동자 정리해고 철폐와 생존권 사수를 위한 가족대책위 문화제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가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의 이 문화제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대우자동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가족대책위의 투쟁을 알리고 가족대책위 투쟁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서로에 대한 격려와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가족대책위 성원들의 하나된 모습을 확인하고 이후 투쟁을
힘차게 결의하였습니다.
가정동 대우 아파트에는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해고자들의 절실한 소망의
내용을 담은 큰 현수막이 걸렸으며 많은 집들 베란다에는 정리해고 반대의 작은
현수막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풍물패의 신명나는 길놀이로 시작된 문화제는 함께 율동을 배워가며 노래를 부르고
몸짓패의 힘찬 공연과 대우자동차 노래패와 박준 동지의 노래공연으로 그 열기를
더했습니다.
특히 이번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은 한 조합원의 아내가 새벽 출근후에 공장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전경과 사측의 감시아래 조업중인 남편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제는 서로 얼굴보기도 힘들고 어색한 관계가 되었지만 해고자나 남은자나 모두가
한가족이며 함께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곧이어 이어진 영상물 상영의 통해 그간의 대우자동차의 투쟁과정과 가족대책위의
눈물겨운 싸움을 보면서 모두가 숙연해 졌습니다. 전경의 모습이 나오자 "나쁜
사람들이다" 라며 외치는 조그만 아이의 목소리와 함께 전경들의 폭력적인
연행과정이 비춰질때는 여기저기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담장 밖에서
서성이는 사복경찰들을 향해 모두가 꺼지라고 소리쳤고 이내 곧 겁먹은 경찰들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조합원들이 연행되는 화면을 보며 한 아이가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아빠는 안 잡혀 갔어?.
"안 잡혀 가긴, 벌써 두 번이나 잡혀 갔다왔는걸..."
노동부 장관을 붙잡고 "정리해고 철회하고 가라"는 백발 노모의 모습과
연행과정에서 적들에게 아이를 빼앗긴 아빠의 절규를 보며 모두가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또한 아이를 업은 가족을 폭행하는 장면에선 "저런 죽일놈들", "이
개새끼들아!" 하며 마치 모두가 그 자리에 다시 있는 듯 분노의 목소리들을
소리쳤습니다.
모두가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폭죽을 터트리며 함께 파업가와 바위처럼을 부르며
문화제를 마쳤습니다. 촛불을 들고 원을 그리며 행진할때는 가족들의 눈물어린
편지가 마이크를 타고 가정동 일대에 흘러나갔습니다. 가족들의 절박하고 슬픈
현실을 이야기 하는 편지였지만 모두가 슬퍼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힘찬 투쟁의 결의를 다지고 서로를 격려하는 끝맺음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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