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는 노동자들만의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수용하라!
1. 2001년 3월 29일 우리 한국통신계약직노동조합은 결사항전의 의지로 목동
전화국 점거 투쟁에 들어갔다. 이 투쟁에 대하여 정부가 폭력 진압이라는 방식으로
응답할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이번 투쟁을 과감히
집행하기로 하였다.
2.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늘은 우리의 파업 투쟁이 107일째 되는 날이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통신 측의 형편없는
차별대우와 노동착취, 노동조합에 대한 악랄한 탄압을 종식시키기 위해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 쟁취!"라는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한국통신 측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기는커녕 10.000여명의 계약직
노동자들 중 무려 7,000명을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았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는 잔인한 테러나 마찬가지였다. 5차에 걸친 상경 투쟁을
전개하면서, 차가운 길바닥에서 침낭 하나에 몸을 맡긴 채 기나긴 농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 과정에서 한 동지는 반신불수가 되어 아직도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조합원들이
100일 이상의 투쟁을 거치면서 심각한 생계고와 가정 파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통신 측은 여전히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면서 파업 장기화를 유도하고
있다.
3. 상황이 이러함에도 김대중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공권력을 동원하여 파업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그들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파업을
파괴하여 자본가들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지난 3월 14일 한국통신 분당 본사
앞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에서도 나타나듯이 사측이 청원 경찰을 동원하여
조합원들에게 불법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과정에서도 공권력이 한 역할은 이 폭력이
"원활하게" 자행될 수 있도록 주위를 둘러싸고 깡패나 다름없는 청원 경찰들을
"보호"한 것이었으며, 집회 시에도 끊임없이 도발하여 노동자들에게 부상을 입히고
있다.
4.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과 더불어 이러한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것은
김대중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 한국통신 측의 부당한 처사와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철회하기 위해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모든 시기에 한국통신 측과 한
덩어리가 되어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5. 우리는 이러한 부당한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정당한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목동 전화국 점거 투쟁에
들어갔다. 만약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또다시 폭력적으로 진압하려
든다면, 우리는 결사항전의 각오로 맞서 싸울 것이며, 한국통신 측에 심대한
타격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폭력 진압시 발생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오직 김대중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1년 3월 29일
민주노총 공공연맹 한국통신 계약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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