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정권 "퇴진" 투쟁 안 할 수 있나
조합 사무실 들어가려는 노동자들에게 방패질이라니
- 대우자동차 노동자, 30여 명 중경상, 21명 연행 -
1. 가처분 신청을 낸지 31일만에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출입이 법적으로도 아무
하자가 없음이 밝혀졌다. 그 뒤 9일(월)과 10일(화), 연이어 조합원들이 노동조합
사무실에 방문하려 했다. 그런데 9일에는 경찰과 용역깡패들이 조합 사무실 출입을
막는 바람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몇몇 조합원이 연행되고 부상당하는 일이
있었다. 결국엔 17명의 조합원이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조합 사무실엔
집기라곤 하나도 없고 용역 깡패들의 숙소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본 조합원들은
기가 막히고 오열하지 않을 수 없었다.
2. 비통함에 빠지고 있을 겨를도 없이 10일에는 벌건 대낮에 조합원들을 사정없이
방패로 찍고 군화발로 짓이겨대는 참상이 벌어졌다. 변호사를 선두로 300여 명의
조합원이 인도를 따라 노조 사무실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미 길목은 한참 앞부터
경찰들에 의해 막혀 있었고, 어쩔 수 없이 조합원들은 그 자리에 앉아 연좌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지방문차 왔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빠져나가자마자
갑자기 전경들은 앉아있던 조합원들의 배를 밟고, 온 몸을 걷어차며, 방패로
찍어대기 시작했다. 방패에 찍혀 손가락이 부러지고, 갈비뼈가 부러져 뼈가 폐를
찌르고, 허리가 뒤로 꺾였다. 인근 병원에는 30명이 넘는 조합원이 중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고, 경찰서에 21명의 조합원이 연행되어 있다.
3. 조합원의 노조 사무실 출입을 막는 경찰측 이유는 해고 조합원이 들어가면,
공장 안에 있는 노동자들을 선동해서 분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디 있나. 법적으로 엄연히
허가 받은 조합 사무실 출입을 터무니없는 이유로 막는 것도 부당한데, 하물며
들어가려고 하는 조합원들에게 방패질이라니.
이제 나라엔 법도 없고, 법이 있다면 군화와 방패와 곤봉 들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게 법이다. 법 위에 놀고,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짓밟고 사는 정권을 향해
"퇴진"이라고 외치는 게 어찌 마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제, 오늘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이 겪은 참상은 해고자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와
한을 남겼다. 이제 더 참을 것도 없고, 더 지킬 것도 없다. 한 맺힌
노동자·민중의 분노를 더 이상 달랠 길은 없다. "김대중 정권 퇴진!" "정리해고
분쇄!" 투쟁으로 나아갈 일이 남았을 뿐이다.
2001년 4월 11일
청년진보당 대변인 신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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