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경찰폭력은 국가신인도를 높이나
정부는 대우차 노조원 폭행한 부평경찰서장을 구속하고, 노조탄압을 중단하라
지난 6일 법원은 대우차 노조원과 그 상급단체 성원들이 노조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대우차 사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 판결에 따라
노조사무실에 들어가려던 노조원과 고문변호사 등이 경찰에 의해 제지되고, 나아가
곤봉과 방패에 찍히는 폭행을 당하여 수십명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러 중태에 빠지고, 머리를 수차례 곤봉으로 가격당해
구토를 하고 있는 조합원들 옆으로 멀쩡한 전경들이 우르르 몰려와 '우리도
다쳤다'며 X-ray를 찍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어찌 그리 군사독재 시절과
수법이 똑같나.
김대통령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왜 최근 들어 더욱 광폭해지고 있는
경찰폭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가. 노동자 시위는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경찰폭력은 신인도를 높이는가. 그렇다면, 국가신인도의 기준은 얼마나 노동자를
잘 때려잡는가란 말인가. 이 질문에 답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대통령 자신이다.
김대통령의 불법시위엄단발언에 이어 공권력의 폭력성이 갈수록 그 도를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현실을 똑똑히 알라. 어제 폭행현장에서 부평경찰서장은 항의하는 노조측
변호사에게 '정권은 법에 우선한다'는 폭언을 해댔다. 전경중대장은 집단으로
걸어서 노조사무실로 이동하는게 집시법 위반이라고 협박하며, 노조원들이
'당구장에 집단으로 들어가는 것도 집시법 위반이냐'고 하자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군사독재를 방불케하는 무법천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여. 민주주의와 인권대통령을 자처하는가. 그렇다면, 무자비한 불법폭력을
자행한 부평경찰서장을 당장 구속하라. 그리고,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경찰이
정리집회를 공격하고, 법원이 보장한 자유를 폭력으로 유린하고 있는 현실을
똑바로 보라. 이것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대통령으로 둔 2001년 대한민국의
풍경이다. <끝>
부대변인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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