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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212
글쓴날 : 2001-04-15 13:15:42 분류 : 개인 의견글
글쓴이 : 한사람 조회 : 1381
제목: 인간을 혐오하는 권력

인간을 혐오하는 권력 


밤늦게 할 일이 남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써야할 원고를 마무리하지 못해 끙끙대고 있다가, 
공투본 홈페이지에 들러봤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아무래도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노동운동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지만, 천인공노할 경찰의 폭력에 대해
그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고, 그 무지한 무한폭력에 안타깝게
저항하고 있는 우리들의 처지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 그리고 이 더러운
세상에 하늘의 저주라도 퍼붓기를 간구해본다.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대량해고와 대우차 문제의 최종적인 해법에 대해서는 나
역시 불완전한 하나의 입장과 견해를 가지고 또 그것을 말해기도 했었지만, 최근의
사건들은 더이상의 재론의 여지가 없는 것들이다. 
어떻게 무방비 상태의 노동자들에게 살인에 가까운 무차별의 폭력을 가할 수
있는가? 

박훈 변호사에 대한 막무가내의 깡패짓거리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들이지만,
어떻게 아이를 가진 임산부를 때리고 끌고 다닐 생각을 할 수 있었는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광화문 앞에서 홀로시위에 나섰던 비정규직 노동자 김순환씨를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연행해갈 수 있는가? 진짜 분통터지는 일이다.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준다'고? 
더이상 웃기지 마라. 노동자를 짐승처럼 다루고, 고귀한 생명을 그 잘난 상관의
'명령'보다 가볍게 여기는 이 사회야말로 혐오스런 생지옥이다. 

그런데도 이런 일들을 알량한 몇마디 변명과 제스츄어로 때워넘기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부화뇌동이라 몰아부치며 수많은 사람들을 모욕하는 짓거리에는 역겨움을
참지 못하겠다. 

저녁에 집사람이 어린이집에 같이 아이를 맡기고 있는 엄마들이 모여서 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냐?", "눈물이 나오고 치욕감이
들더라", "정말 우리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 

그 엄마들은 교육이민 따위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다. 어떻게든 이
나라에서 아둥바둥 살려고 노력하는 소시민들이고, 그나마 아이를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자고 공동육아조합으로 모인 사람들이었다. 

당신들은 노동자들이 비합리적인 집단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성을
상실한 쪽은 당신들이다. 정신을 차리고 세상을 정면으로 보라. 노동자들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명백한 인과와 이성적인 목적이 있다. 

혐오감을 주는 것은 노동자들이 아니다. 그대들이 노동자들의 저항을 혐오스럽게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당신들이 계속 그런 식으로 사는 한 이 권력은
혐오스러운 권력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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