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경감 '경찰 시위현장서 물러나야'
현직 경찰 간부가 대우자동차 과잉진압과 관련,경찰총수 앞으로 `경찰은 이제
시위현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올려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실장인 이동환 경감은 29일 자신이 객원기자로 가입돼있는 한
인터넷신문에 `이무영 청장님, 경찰은 이제 시위현장에서 물러나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서한을 띄웠다.
경찰대 4기 졸업생인 이 경감은 A4용지로 7장 분량의 서한을 통해 "우리 경찰은
개혁 초기 파격적인 무최루탄.폴리스라인.여경배치 등 `신집회.시위관리'란 대책을
세워 지금까지 성공했다고 생각해왔다"며 "그러나 이제 집회.시위 현장과 노사정의
대립 현장에서 경찰력 투입과 운영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감은 "집회.시위는 헌법적 권리이고, 특별히 인정돼야 할 국민의 인권"이
라고 강조한 뒤 "경찰 역시 정부의 한 조직이지만, 노사정의 노동법 관계에 있어서
는 불편부당한 중립자가 돼야 하고 `협상'이 최우선돼야 하는 것이지 `공권력
투입' 이 남용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규정한 헌법조항을 나열한 뒤 "국민의 집회.시
위에 관한 권리를 먼저 보장하는 방법으로 경찰력을 운영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평화적 적법시위는 적극 보호하고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란 말은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감은 이어 "국민의 집회.시위는 경찰의 사전적인 판단에 의해 보호되고,
진압돼야 하는 것이 아니다"며 "경찰은 기본적으로 집회.시위 현장에 기동복이든
근 무복이든 배치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집회.시위가 위법한 것으로 경찰이 판단했다고 해도 집시법 어디에도 물
리력, 즉 즉시강제를 하여 해산하라는 규정은 없다"면서 "불법적인 도로점거나
행진 에 있어서도 경찰은 체포는 할 수 있으나, 절대 물리력을 동원, 해산할 수는
없다" 고 주장했다.
한편 이 경감은 "집회.시위에 대한 대처방법에 대해 그동안 고민을 해왔던 것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공개적인 인터넷 매체에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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