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터는 우리의 삶입니다.
몇년 전 나라경제를 망친 주범이라고 온갖 언론에서 떠들어대던 기아자동차에 목숨
걸고 살고 있는 노동자의 아내입니다.
그때도 언론은 지금의 대우가 국가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미친개처럼 짖어대었죠.
말로 표현못할 억울함, 분노, 그리고 누군지에게도 모를 배신감에 온 몸이
떨렸었습니다.
한 치도 변하지 않는 재벌과 정부는 언제나 그렇듯이 더이상 열심히 살 수 없을
정도로 삶의 일터를 지켜온 우리 노동자와 노동자의 가족만 죽이면 나라가, 경제가
살아날 것처럼 떠들어대는군요.
하지만 그 말에 몇 사람이나 속을까요.
부평에 가봤습니다.
전철역 안에까지 완전무장을 하고 들어와있는 전경들을 보면서 피가 거꾸로
솟았습니다.
노동자는 이 나라 사람이 아니고, 없애야 할 존재처럼 번득이는 눈길로 쳐다보는
저들을 어찌 용서하겠습니까?
대우자동차 노동자분들.
이대로 물러서지 마십시요.
전국의 노동자들이 함께 하고 있잖아요.
그들의 가족들도 그자리에 함께 하고 있진 않지만 마음으로, 마음으로 여러분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어차피 노동자는 몸 바쳐, 마음 바쳐 일하던 일터에서 쫓겨나면 죽은 목숨입니다.
아내와 가족들도 희망을 만들수 없구요.
아버지인 당신이, 남편인 당신이, 아들인 당신이 희망이기 때문에 당신이 희망을
잃는다면 구차하게 사는 것뿐이는 없습니다.
대우자동차 해고자와 가족분들! 그리고 대우자동차 노동자 여러분!
모두 함께 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길 수 없습니다.
집을 지키고 있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금은 살아남았다고 해서 다음에도 살아남는다고 누구도 보장 못합니다.
그들이 우리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한은요.
그들이 마음대로 우리의 목숨줄을 끊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희망을 짓뭉개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이제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나오십시오.
반드시 이번 싸움에서 이겨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웃음을 돌려줄 수 있도록 함께
하십시오.
여러분들은 이 땅의 모든 노동자의 희망입니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과 노동자의 가족들이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기운 잃지 마시고 힘차게 전진하십시오.
꼭 승리하십시오.
반드시 당신의 삶의 터전을 지키십시오.
마음이 너무 아픈 노동자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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