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협상 왜 늦어지나] 인수가격 산정기준 논란
[산업/기업] 2001.07.17 (화) 18:04
<윤재오.임상균> 대우자동차 매각협상이 당초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다.
지난 6월4일 홍콩에서 첫 협상을 개시한 이래 국내 협상단과 GM은 6월내
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도
당시 "2~3주내 MOU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한달이 넘도록 MOU는 물론 인수대상, 가격 등 핵심사안 중 어느
하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자 협상주변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
고 있다.
■서울서 실무협상 진행 중=협상팀 관계자는 "협상은 분명히 차분히 이
뤄지고 있으며 현재는 GM측 협상실무팀 일부가 국내에 들어와 서울에서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앨런 패리튼 GM 아시아태평양 전략적제휴담당 본부장도 협
상을 위해 미국 본사와 한국 및 홍콩을 오고가며 협상을 지휘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무협상은 협상책임자들간 대좌를 앞두고 지난 1,2
차 협상에서 나타난 양측의 이견을 최대한 좁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단의 다른 관계자는 "1차협상에서 GM이 대우차 인수를 위한 개괄적
인 조건을 제시했고 2차 협상은 우리측이 GM 요구에 대한 문제점 등을
거론하는게 중심이었다"며 "따라서 3차에서는 한국측이 요구를 구체적으
로 제시하고 이를 놓고 합의를 도출해야할 단계로 이를 준비하는데 시간
이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쟁점을 놓고 합의가 이뤄져야하는 만큼 6월중 가시
적 성과를 기대하는게 무리였다"며 "협상 초반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도 시한에 얽메일 필요가 없다는게 협상팀의 기본자세"라고 덧붙
였다.
■해외부문 처리, 인수대상, 우발채무 등 해결과제 많아=문제는 3차 협
상에 들어가더라도 쉽사리 타결되기 어려울 정도로 이견을 보이는 부분
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이종대 대우차 회장도 "협상은 초기 상태에서 진행 중으로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엄청나게 복잡하게 얽혀있는 해외부문을
처리하는 것도 큰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GM은 현재 대우차의 해외부문 중 판매법인과 인도.이집트 등 1~2개 생산
법인만을 인수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머지 부분은 존속회사에 그대로 남겨둬야하나 해외사업장과 국내 본사
간에 얽힌 채권.채무관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
협상팀 관계자는 "생산및 판매법인 설립시 해당국과 맺은 각종 이면계약
으로 우발채무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판매법인만 인수하더라도
이에 대한 해결이 선결과제"라고 설명했다.
GM은 대우차가 판매과정에서 내세운 무상수리보증도 우발채무로 간주되
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GM은 가급적 부실이 없는 알짜기업만을 인수하기를 원하지만 나
머지 부실을 존속회사로 남겨 이를 모두 부담해야하는 채권단 입장에서
는 이같은 요구를 수요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우차측에서도 "무상수리는 자동차판매의 당연한 부속과정으로 이를 채
무로 인식하는 것 조차가 비상식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입장차가 극명
하다. 특히 법정관리 신청이후 수차례의 채무확인 절차를 거친 만큼 GM
측이 우려하는 우발채무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우리 협상
팀의 입장이다.
■부평공장과 인수가격간 조율이 가장 큰 난제=물론 인수대상과 가격도
핵심쟁점이다. 일부에서 8000억원 제시설이 나와 정부에서 공식 부인했
지만 GM이 국내상황을 이용해 가급적 싼 값에 인수하려 든다는 것이 협
상팀 주변의 관측이다.
당초 양측 협상팀은 대우차 인수가격을 미래발생 매출을 토대로한 현금
흐름 할인방식으로 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GM측이 부평공장 인수의사를 피력하면서도 매출채권, 정상화비용
, 우발채무 등 다양한 변수를 가격산정에 포함하면서 턱없이 낮은 수준
과 세금감면 등 혜택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세금문제는 이미 한국 협상팀에서도 수용의사를 갖고 있지만 가격만큼은
9조원대의 자산가치를 기초로 현금흐름을 감안한 적정 수준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협상팀은 각종 불리한 상태를 들어 가격을 최대한 낮추려는
GM측 의도의 부당성을 지적해 적정가격을 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
황이라는게 유력한 관측이다.
협상팀 관계자는 "처음부터 협상시한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시간이 걸리
더라도 만족스런 조건에 매각하는데 최우선 과제"라며 "현재는 이를 위
한 산고를 치르는 중으로 결말을 짓는 시기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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