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대우車 부평공장 터 용도변경 논란
[사회] 2001.07.31 (화) 14:31
대우자동차 매각과 관련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막판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 청천동199일대 부평공장(30만평) 용도변경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대우차 부평공장을 인천에 남기는 문제가 인천경제의 사활을 좌우할
정도로 중대한 변수가 되는 만큼 어떻게 하든 인천에 잔류시킬 방침이나 대우차와
GM,시민단체등의 입장이 서로 달라 향후 협상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대우차 및 채권단 입장=대우차 이종대 회장은 최근 수차례 인천시와 접촉을 갖고
시측에 대우차 부평공장의 용도변경을 전제로한 이전부지를 요구했다. 대우차는
인천지역의 노른자위땅으로 변한 부평공장 부지를 공업용지에서 아파트 및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할 경우 향후 이전비용은 물론 첨단라인설치비용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차 홍보실 김성수 부장은 “회사차원에서 GM과의 유리한 협상을 위해 여러차례
인천시와 접촉을 한 것”이라며 GM과의 협상과정에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GM협상의 한국창구인 산업은행 윤재민 팀장은 “협상상황에 대해서는 어느 것도
얘기할 수 없는 단계”라면서도 “GM측이 부평공장 용도변경을 요구할 경우
인천시가 이를 적극 수용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인천시입장=송도신도시로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는 대우차와는 달리 조성원가가
송도신도시보다는 싼 경서동 청라매립지 등을 이전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청라매립지의 경우 부평공장과 같은 규모인 30만평인데다 매립이 많이
진척되고 전용 항만시설도 갖출 수 있어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측은 현행법상 수도권내에서 대형공장이전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그럴 경우 공장터 일부를 아파트용지로 용도변경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해 부평공장을 향후 이전하더라도
인천지역에 재배치하는 숙제부터 풀어야한다”며 “정부가 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채 인천시에만 책임을 떠넘겨 공장터를 아파트단지로 바꿔 이전비용만
빼내려고 할 경우 부평시민들의 저항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계획전문가들도 “공업지역인 부평공장을 해제할 경우 공업지역을 별도로
취득하기가 어렵고 이를 아파트용지 등으로 용도변경할 경우 시 전체의 균형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입장=대우차 부평공장 주변이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인 만큼 이전지역의
용도를 변경해 주는 조건으로 부평공장 부지는 모두 녹지 및 공원으로 조성해
부평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천녹색연합 박창화 대표는 “아직 용도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동아매립지 및
청라매립지로 대우차 부평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시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부평공장터의 일부를 주거 및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는 것도
교통 및 환경 등의 문제가 야기되지 않는 수준에서 이전비용만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특혜시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창교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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